일요서울

영상재판에 관하여 [1]

최근 필자는 여러 재판을 다니며 예전보다 영상재판이 훨씬 더 활성화된 모습을 자주 보곤 한다. (필자 또한 재판 장소가 먼 지방이거나 단순히 속행을 구하는 절차에서 법정에 직접 출석하지 않고 영상재판을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법원에 출석해 재판관을 가운데 두고 양 당사자가 대면하며 변론하는 전통적인 재판 방식에 익숙한 일반인이나, 출정을 자주 하지 않는 변호사들에게는 다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영상재판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영상재판이란

영상재판은 법정에 직접 출석하지 않고 비디오 등 중계장치에 의한 중계시설을 통하거나 인터넷 화상장치를 이용하여 변론준비기일, 심문기일, 변론기일 및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기일(증인신문 등)을 진행하는 절차이다. 이러한 기술을 통해 법정과 소송 관계인이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 있지 않은 상태에서도 재판 진행이 가능하다. 이는 소송 당사자들과 재판부가 대면을 해야하는 기존 재판 방식에서 벗어나 현대 사회의 복잡성과 다양성, 그리고 소송 경제를 고려한 법원의 능동적 노력의 일환으로 보여진다.

영상재판은 단순히 최근 편의성을 위해 새롭게 도입된 절차가 아니다. 이미 대힌민국 법 체계는 영상재판을 가능하게 하는 법률적 기반을 마련해두고 있었다. 예를 들어, 민사소송법 제283조 제2항은 화상 증언을 명시하고 있으며, 이는 법정 출석이 어려운 증인이 화상 기술을 통해 증언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또한, 형사소송법 제165조의2에서는 영상매체에 의한 증인신문에 대해 규정하고 있어, 범죄 피해자나 신변 보호가 필요한 증인들이 비대면 방식으로 안전하게 증언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두었다.

영상재판 도입의 배경

영상재판의 전면적 도입 논의가 활발해진 결정적 계기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시피 바로 2019년도 코로나19 팬데믹이었다. 팬데믹 상황에서 사람들의 이동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이었고 거리두기 시행 등으로 대면 재판의 진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졌었다. 당시 법원행정처는 2020년 3월 23일 자로 전국 법원에 휴정 권고를 지시하는 등 사법 시스템의 마비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을 강구하였다. 이러한 위기 상황 속에서 비대면 재판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IT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사회 전반에 걸쳐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시켰다. 의료, 교육, 금융 등 대부분 분야에서는 관련 시스템이 빠르게 발전하며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왔다. 하지만 법조계는 상대적으로 새로운 기술의 도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는 법이라는 분야 특유의 보수적이고 원칙주의적인 문화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법은 전통적으로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중시하며, 변화를 섣불리 받아들이기보다는 신중하게 검토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신기술 도입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은 기존의 보수적인 문화에 균열을 가져왔고, 이젠 비대면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 법조계 역시 기술 발전을 수용할 필요성이 절실히 제기되었다. 그 결과 영상재판을 포함한 여러 가지 디지털 전환 정책들이 도입되기 시작하였다.

3. 영상재판의 현황 및 적용

현재 국내에서 영상재판이 점차 정착되면서 신문 일정이 유연하게 조정되고, 재판이 보다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을 포함한 주요 법원은 재판정 내에도 대형 모니터에 화상 화면을 띄우는 등 화상 재판 시스템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상재판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이동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사람들에게 재판 참석은 드문 일이지만, 변호사들은 하루에 2~3개의 재판에 참석하는 일이 흔하다. 변호사들은 재판 참석 전에 사건 기록을 다시 확인하고, 준비가 부족한 점은 없는지, 재판에서 석명할 것은 없는지, 의뢰인과 재차 확인해야 할 점은 없는지 등을 점검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요한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법원이 멀다면 준비 시간이 줄어들고, 대신 길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법원이 먼 경우 영상재판을 활용하면 재판 준비에 더 집중할 수 있어 당사자에게도 유리하다.

또한 단순히 대리인 출석만 필요한 사건에서 왕복 2~3시간을 소비해 재판에 참석했다가 1분도 안 돼 끝나는 재판은 변호사에게 허탈함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영상재판이 허가되면 큰 안도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다음호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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