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황혼이혼’ 새로운 시작 위한 선택인가 [1편]

황혼이혼은 오랜 결혼 생활을 끝내고 자신의 삶을 새롭게 꾸려 나가려는 노년 부부들의 결정이다. 과거에는 이혼을 금기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많은 부부가 참고 살아야 한다는 인식을 가졌지만, 최근에는 평균 수명의 증가와 개인의 행복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확산하면서 황혼이혼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혼을 선택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참 다양하다. 오랜 세월 동안 쌓인 성격 차이로 인해 더 이상 함께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느끼는 경우거나 혹은 신체적 언어적 폭력을 견디다 결국 참지 못하고 이혼을 결정하는 때도 있다. 특히나 황혼이혼의 경우 살면서 쌓아온 서로간의 불만과 고충들이 자식들을 출가시킨 후에야 비로소 터져 변호사를 찾아오시는 사례가 적지 않다.

1. 다음은 필자가 실제 진행 중인 몇 가지 황혼이혼 사례들이다.

(1) 김일자 씨
김일자 씨는 평생을 남편의 폭력과 경제적 무능력 속에서 살아왔다. 자녀들을 혼자 양육하며 억척스럽게 일했고, 이제 70대에 접어들면서 건강이 악화하였다. 그녀는 아무런 능력도 없으면서도, 나를 파출부처럼 취급하는 남편에게 더 이상 의존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고, 자신을 위한 삶을 살기 위해 이혼을 결심했다.

(2) 김이숙 씨
김이숙 씨는 경제적으로 넉넉한 남편과 결혼했지만, 남편의 지속적인 외도로 인해 오랜 세월을 불행하게 살아왔다. 60대에 접어들면서 그녀는 허울뿐인 부부관계가 아닌,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국 그녀는 행복한 여생을 위해 이혼을 결심했고, 법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3) 김삼석 씨
김삼석 씨는 평생 가족을 위해 희생해 왔다. 하지만 은퇴를 앞두고 보니 아내와 자녀들이 자신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아내는 다른 남자와 외도하는 정황도 보이는데, 다 늙어서 이제 어쩔 거냐는 듯 뻔뻔한 태도를 보인다. 그는 남은 인생을 자신만을 위해 살기 위해 이혼을 선택했다.

2. 황혼이혼의 쟁점-(1)

황혼이혼도 이혼이니 여타 이혼과는 특별히 다를 게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실제로 사건을 다루다 보면 젊은 부부들의 이혼과는 몇 가지 더 신경 쓸 부분이 있다.

황혼이혼은 자녀(사건본인)의 양육권이나 양육비 문제가 없는 대신, 재산 분할과 위자료 문제가 큰 쟁점이 되기 마련인데, 아무래도 오랫동안 혼인 관계를 유지해 오다 보니 특유재산보다는 함께 유지, 증식 등 형성해 온 재산이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나 황혼이혼의 경우 각자 혼자가 된 후 경제활동을 하기가 어려워 앞으로의 노후 자금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므로 필연적으로 돈에 더욱 집중하게 되어, 재산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이혼 시 재산 분할은, 부부가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혼인 기간 중 각자의 기여도를 산정하여 그에 따라 나누는 것이다. 재판상 이혼시의 재산 분할에 있어 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과 그 액수는 이혼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하여 정하여야 하므로, 법원은 변론종결일까지 기록에 나타난 객관적인 자료에 의하여 개개의 공동재산의 가액을 정하게 된다.

그런데 요즘은 세금 문제 등으로 부동산도 부부 공동명의로 하는 경우가 많고, 외관상으로는 자식들에게 증여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 실제 성격을 밝혀보면 명의신탁인 경우도 있다. 특히 위에 언급한 이혼 시의 재산 분할의 정의를 고려한다면 재산 분할의 대상이 그 부부의 명의로 되어있는 재산에 한정되다 보니, 이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재산을 자녀 앞으로 명의 변경을 하는 경우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 법원은 “제3자 명의의 재산이더라도 부부 쌍방의 협력에 의하여 형성된 것이거나 부부 쌍방의 협력에 의하여 형성된 유형, 무형의 자원에 기한 것이라면 재산 분할의 대상이 된다”라고 보며, 해당 재산이 누구 앞으로 되어있는지 형식을 중요시 하기보다는 실질적인 소유자가 누군지 그 실질을 고려하는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변호사와 사실관계를 논의해 보며 상대방이 명의신탁한 재산을 입증하기만 한다면 충분히 재산 분할 대상으로 산입할 수도 있다.

또한, 황혼이혼의 경우 당시에는 서로 이혼할 것이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한 상태에서 서로 얽히고설킨 금전 관계들, 특히 며느리와 사위, 사돈까지 복잡하게 연결되는 일이 빈번하다 보니 이를 당사자들 간의 협의로만 정리하기에는 쉽지 않은 경우들이 있다. 따라서 이혼 소송과 연계하여 일반적으로 진행하는 가압류 조치뿐만 아니라 필요시 사해행위 취소소송까지도 병행되어야 할 수도 있으므로 재산 분할을 준비하고 있을 때는 반드시 당사자 간 섣부르게 판단을 내리지 말고 꼭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적기에 자신의 권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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