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 부동산 임대차, 신탁회사 동의 없으면 보증금은 어떻게 될까

COLUMN · 부동산 / 금융

작성 2026. 7. 15. | 로엘법무법인 이정빈 변호사

전세나 월세 계약을 앞두고 등기부등본을 떼어 보니 소유자가 '○○부동산신탁'으로 되어 있다면, 계약을 잠시 멈추고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신탁 부동산의 임대차는 일반 임대차와 법률관계가 다르고, 절차 하나를 놓치면 보증금 전액이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신탁 부동산 임대차에서 신탁회사 동의가 갖는 의미, 동의서를 받아도 남는 위험, 그리고 계약 전 신탁원부에서 확인할 사항을 대법원 판례를 중심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목차
01. 신탁 부동산, 등기부상 '집주인'은 임대인이 아닐 수 있다
02. 신탁회사 동의 없이 계약하면 어떻게 되나
03. 동의서를 받아도 안전하지 않은 이유
04. 계약 전, 신탁원부에서 확인할 세 가지
05. 이미 신탁 부동산을 임차했다면
자주 묻는 질문

01

신탁 부동산, 등기부상 '집주인'은 임대인이 아닐 수 있다

부동산이 신탁되면 소유권과 임대할 권한은 원칙적으로 신탁회사(수탁자)에게 넘어갑니다. 「신탁법」 제2조에 따라 위탁자(원래 소유자)가 수탁자에게 재산을 이전하면 그 소유권은 대내외적으로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되기 때문입니다.

현장에서는 건물을 지은 시행사나 원래 집주인이 임대인으로 나서는 경우가 많지만, 신탁등기가 되어 있다면 그는 더 이상 그 부동산을 마음대로 임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대법원 역시 부동산담보신탁이 설정된 주택의 임대 권한은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수탁자에게 있다고 봅니다(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다44879, 44886 판결).

02

신탁회사 동의 없이 계약하면 어떻게 되나

수탁자 동의 없이 위탁자와 체결한 임대차계약으로는 원칙적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같은 법 제3조 제1항의 대항력은 적법한 임대 권한을 가진 임대인과 계약했을 때 인정되는데(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2다93794 판결), 동의 없는 위탁자에게는 그 권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갖췄더라도 결론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예외는 있습니다. 위 2018다44879 판결은 위탁자가 나중에 수탁자로부터 소유권을 되찾은 경우, 이미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친 임차인은 그 소유권 회복 시점에 곧바로 대항력을 취득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이는 위탁자가 소유권을 회복해야만 열리는 사후적 구제일 뿐, 계약 시점의 안전장치가 될 수는 없습니다.

03

동의서를 받아도 안전하지 않은 이유

실무에서 가장 오해가 많은 지점입니다. 신탁회사 동의서를 받으면 보증금이 안전하다고 믿기 쉽지만, 동의서가 있어도 보증금 반환책임은 신탁회사가 아닌 위탁자에게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법원은 신탁계약에서 수탁자의 사전 승낙 아래 위탁자 명의로 임대하도록 정하고 그 내용이 신탁원부에 기재된 사안에서, 보증금 반환채무는 위탁자에게 있으며 임차인은 수탁자에게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나아가 그 부동산을 공매로 취득한 새 소유자도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2. 2. 17. 선고 2019다300095, 300101 판결). 신탁원부에 기재된 내용은 등기의 일부로서 임차인에게도 효력이 미친다는 것, 즉 신탁원부의 대항력을 명시적으로 인정한 판결입니다.

실제 동의서에는 "임대차계약 체결에 동의하되, 수탁자는 보증금 반환에 책임지지 않는다"는 문구가 들어가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 한 줄을 확인하지 않고 동의서의 존재만 믿고 계약하는 것이 가장 위험합니다. 두 판례를 나란히 놓으면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구분수탁자 동의 없음동의는 있으나 위탁자 명의 계약
대항력원칙적으로 불인정 (위탁자 소유권 회복 시 예외)계약 자체는 유효
보증금 반환 주체위탁자 (무권한 임대인)신탁원부 기재에 따라 위탁자인 경우 다수
근거 판례대법원 2018다44879, 44886대법원 2019다300095, 300101

04

계약 전, 신탁원부에서 확인할 세 가지

신탁원부는 등기부의 일부로 취급되어 그 기재 내용으로 임차인에게 대항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등기부등본에 '신탁'이 보이면 반드시 등기소를 방문해 신탁원부를 발급받아 원문을 확인해야 합니다. 인터넷등기소에서는 신탁원부가 발급되지 않으므로 관할과 무관하게 가까운 등기소 창구에서 부동산 소재지와 신탁원부 번호로 신청하면 됩니다.

확인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임대차계약 체결에 수탁자와 우선수익자의 사전 동의가 필요한지. 둘째, 동의를 받더라도 보증금 반환책임을 누가 지는지. 셋째, 임대인 명의를 위탁자와 수탁자 중 누구로 해야 하는지입니다.

계약 상대방과 동의 절차가 신탁원부 내용과 어긋나면 그 계약은 보증금을 지켜주지 못합니다. 반대로 신탁원부가 요구하는 절차를 정확히 갖춘 계약이라면, 신탁 부동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위험한 것은 아닙니다.

05

이미 신탁 부동산을 임차했다면

지금이라도 신탁원부와 자신의 계약 구조를 대조해 법적 지위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수탁자 동의 여부, 신탁원부상 임대 권한 조항, 보증금 반환 주체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에 따라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달라집니다.

필자가 신탁 부동산 관련 분쟁을 다루며 확인하게 되는 것은, 같은 '신탁 물건'이라도 신탁원부 문구 하나에 따라 결론이 정반대로 갈린다는 점입니다. 공매 절차가 개시되었거나 위탁자의 자금 사정이 악화된 정황이 보인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선택지가 줄어들므로, 조기에 부동산 전문 변호사의 검토를 받아 대응 방향을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FAQ

자주 묻는 질문

Q. 신탁된 부동산을 임차할 때 신탁회사 동의가 없으면 어떻게 되나요?

신탁 부동산의 임대 권한은 원칙적으로 수탁자에게 있으므로, 동의 없이 위탁자와 체결한 계약으로는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을 취득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이후 위탁자가 소유권을 회복하면 그 시점에 대항력을 취득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Q. 신탁회사 동의서를 받으면 보증금은 안전한가요?

동의서가 있어도 보증금 반환책임은 신탁회사가 아닌 위탁자에게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약정이 신탁원부에 기재되어 있으면 임차인에게도 효력이 미치므로, 동의서의 존재만으로 안심할 수 없고 그 내용과 신탁원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Q. 임대차계약 전에 신탁원부는 어떻게 확인하나요?

신탁원부는 인터넷등기소가 아닌 등기소 창구에서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임대차계약 체결에 수탁자의 사전 동의가 필요한지, 보증금 반환책임을 누가 지는지, 임대인 명의를 누구로 해야 하는지 세 가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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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다44879(본소), 44886(반소)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원문
· 대법원 2022. 2. 17. 선고 2019다300095(본소), 300101(반소) 판결
·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2다93794 판결
· 「신탁법」 제2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이정빈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부동산 전문 변호사 · 서울지방변호사회 건설부동산법연수원·증권금융연수원 수료 · LG생활건강 법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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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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