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학교폭력예방법상 긴급임시조치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현행 실무에 위법성은 없는가

학교폭력 신고가 접수되면, 학교의 장은 피해학생의 보호와, 가해학생의 선도·교육의 필요성이 긴급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피·가해학생에 대한 분리조치 외에도 가해학생(피신고학생)에 대해 출석정지, 학급교체 등의 긴급임시조치를 취할 수 있다(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5항, 제6항). 그리고 학교장은 관할 교육지원청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 긴급임시조치 사실을 즉시 보고하여 심의위원회의 추인(追認)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긴급임시조치는 가해학생에 대한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1항 각호의 조치결정(긴급임시조치와 구분되는 의미에서 ‘본처분’)과 마찬가지로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에 기재되는가? 학교폭력 조치사항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는지 여부는 학교폭력 사안의 당사자인 학생 본인(피해학생인 경우라도!) 및 보호자에게 있어 매우 민감한 문제다. 다만 아래에서는 가해학생의 경우, 특히 긴급임시조치를 받은 경우에 한하여 살핀다.

교육부는 학교폭력 실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사안처리 가이드북에 더하여 생활기록부 기재요령(이하 ‘생기부 기재요령’)을 두고 있는데, 이 중 생기부 기재요령은 행정규칙인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교육부훈령 제477호)’에 대한 해석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생기부 기재요령에 따르면, “학교장이 (학교폭력)가해학생에 대해 한 학교폭력예방법상 긴급임시조치가 심의의원회에서 추인되면 ‘심의위원회의 조치결정이 되므로’ 생활기록부에 기재”하도록 되어 있다.

학교폭력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조치와 가해학생에 대한 위 긴급임시조치 자체는 그 필요성(목적의 정당성) 내지 실효성(수단의 적법성)이 당연히 인정된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현행 생기부 기재요령의 방침에 따라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긴급임시조치를 본처분과 동일하게 취급하여 생기부에 기재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심지어 적법한지에 관해서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남아있다. 특히 ‘본처분’과 긴급임시조치를 주체, 목적, 효력 발생의 법적 요건, 근거 규정의 문언 형식 등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우선 생기부 기재요령의 근거가 되는 교육부 고시를 보면, 생기부 기재사항은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1항”의 조치결정으로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가해학생에 대한 긴급임시조치의 내용은 예방법 제17조 제1항 각호에서 열거한 것과 실질적으로 같은 내용이지만, 긴급임시조치의 근거법령은 어디까지나 위 조문과 구분되는 별개의 법 조항인 예방법 제17조 제5항, 제6항이고, 다만 제17조 제1항 각호에서 정하는 것과 같은 조치 가운데 (긴급임시조치의 목적과 성질에 부합하는) 일부 내용의 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할 뿐이다. 결국 긴급임시조치를 그 근거법규의 측면에서 살펴볼 때“제17조 제5항, 제6항에 따라서 제17조 제1항 각호에 기재된 것들 중 일부의 조치를 내릴 수 있다”고 볼 것이지, 곧바로 제17조 제1항의 본처분과 동일시된다고 결론짓기는 어렵다.

더욱이 상대방에게 불리한 효과를 수반하는 행정행위(생활기록부 기재행위)의 적용 범위를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의 문언 밖으로 확장하는 것은 엄격히 제한될 필요가 있다. 때문에 생기부 기재요령의 해석론과 같이 긴급임시조치가 생기부 기재 대상인“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1항의 조치결정”에 해당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과연 적법한 해석론인지 의문이 든다.

본처분의 실체적, 절차적 요건과 위 긴급임시조치의 요건 또한 서로 다르다. 예컨대 조치를 내리는 주체, 즉 처분의 주체 또한 명확히 구분된다. 비록 생기부 기재요령은 “학교장의 긴급임시조치가 심의위원회에서 추인되면 심의위원회의 조치결정이 된다”고 해석하였지만, 이는 오해이며 엄밀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짙다. 본처분은 교육지원청의 교육장이 심의위원회의 의결 및 조치결정 요구에 따라 내리는 반면, 긴급임시조치는 어디까지나 각급 학교의 학교장이 내리며, 이를 교육청 심의위원회로부터 사후에 추인받는 구조이다. 심지어 하급심 판결례나, 행정심판위원회의 재결례를 통해 보더라도, 임시조치와 본처분의 주체(행정소송 또는 행정심판절차에서의 피고적격을 가진 행정청)는 서로 구분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나아가 심의위원회의 긴급임시조치 추인 과정에서, 제17조 제1항의 본처분을 결정할 때와 동일한 수준의 심리가 담보되는지도 명확하원회가 긴급조치를 추인하면서 추후 이를 (부당하게도) 본처분의 수준에 관한 판단과정에 반영할 가능성이 생긴다. 긴급임시조치의 경우, 출석정지, 학급교체 등 제17조 제1항 각호에서 내릴 수 있는 조치결정들 가운데 상당히 높은 수준의 조치들인데, ‘보호 및 선도의 긴급성’ 요건을 갖추었다는 미명 하에, 학교폭력의 심각성, 지속성 등 세부적인 판단요소에 관한 세밀하고 구체적인 판단 필요성이 퇴색될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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