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비상계엄시 국회에 계엄군을 투입하여 봉쇄할 수 있는가

2024. 12. 3. 22:27경 대한민국에 비상계엄이 선포되었다. 1979. 10. 27.부터 1981. 1. 24.까지 이어진 전두환 정권의 비상계엄 이후 약 43년 만에 선포된 것이긴 하나, 최근 전두환 정권의 12·12 사건을 모티브로 한 ‘서울의 봄’이라는 영화가 청룡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 최다관객상 등을 수상하기도 하였으니 많은 이들에게 낯설지만은 않은 개념일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헌법 제77조는 ‘대통령은 전시ㆍ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 라고 명시하고 있어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으로서 계엄선포권이 있음은 명백하다.

또한, 계엄법은 위 요건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적과 교전(交戰) 상태에 있거나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攪亂)되어 행정 및 사법(司法) 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 군사상 필요에 따르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선포한다.’고 명시하여 사회질서 교란되어 행정 및 사법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 한하여 계엄이 선포될 수 있다는 점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

동시에 우리 헌법은 계엄을 선포한 때에는 대통령은 지체없이 국회에 통고하여야 하며,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하여야 한다는 점 역시 명확히 적시하여 대통령의 위법·부당한 계엄선포에 대해 국회가 견제할 수 있음을 선언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비상계엄이 선포된 후 계엄군은 곧바로 국회를 봉쇄하고, 국회의원들의 출입을 막으며 국회의원들의 계엄해제요구 결의를 방해하고자 하였는데 이는 명백히 헌법상 부여된 국회의 권리를 방해하려는 시도로 위헌적 국가권력의 집행이다. 검찰총장까지 지낸 검사 출신의 법조인인 대통령과 여러 참모들 역시 이러한 사실을 모르지 않았을 텐데 왜 이런 시도를 한 것일까?

대통령의 계엄선포문을 보면 위 행동을 가능하게 하고자 모색했던 논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계엄선포문을 보면 특이하게도 국가의 사법 행정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전복을 기도하는 세력들, 즉 종북 반국가 세력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국회 내 다수 국회의원인 것이고, 이에 대해 ‘자유민주주의의 기반이 되어야 할 국회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괴물이 된 것입니다’ 라고 표현하고 있다. 만일 이러한 대통령의 판단이 사실이라면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국회를 봉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시·사변에 준할 정도로 국회가 반국가세력들로 점령당해있고, 이로 인해 행정 및 사법 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하다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국회를 봉쇄하는 행동이 정당화되는 상황을 가정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비상계엄이 선포된 후 헌법상 보장된 국회의 견제기능을 사실상 봉쇄하여 비상계엄에 대한 당부 판단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보통의 비상계엄보다 그 요건을 훨씬 더 엄격하게 판단해야 할 것인바, 국회는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들이 민의를 대변하고 있다는 점을 항상 고려하여 비상계엄의 목적은 정당한지, 비상계엄이 반드시 필요하며(선거 등 민주적인 절차 혹은 사법절차로 해결할 수 없는지) 적합한 조치인지 등 엄격한 비례성 원칙에 따라 극히 예외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계엄군을 통해 국회의 기능을 정지시키는 비상계엄은 결코 선포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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