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피자헛’과 ‘차액가맹금’소송

독자분들에게 ‘프랜차이즈’라는 단어는 너무나 익숙할 것이다. 그런데 프랜차이즈라는 단어의 어원이 궁금하지 않은가? 필자도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Franchise’는 프랑스어 ‘franchir’에서 유래했으며, 그 뜻은 ‘자유롭게 하다’, ‘면제하다’, ‘특권을 주다’라고 한다. 즉, 중세 유럽에서 왕이 특정인에게 상업 활동, 무역, 세금 징수권 등 경제적·행정적 권리를 부여하는 행위에서 이 단어가 비롯되었다고 한다. 물론 우리가 알고 있는 ‘프랜차이즈’의 개념은 19세기 미국에서 시작되었고, 브랜드와 사업 모델을 타인에게 허가하거나 운영권을 부여하는 사업 방식을 의미한다.

필자가 장황하게 프랜차이즈의 어원부터 이야기를 꺼낸 데에는 소위 ‘한국피자헛(유)(이하 ‘피자헛’)’ 소송을 이야기하기 위함이다. 변호사이자 가맹거래사인 필자가 자세히 분석해보겠다.

대체 무슨 일이 있어서 소송까지 간 것인가? 가맹본부(피자헛)는 가맹점주들로부터 최초 가입비와 로열티(수수료) 외에 원재료와 부재료를 공급하면서 일정한 이익을 붙이는 형태로 물품대금을 지급받아 왔었다. 그런데 점주들 입장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차액가맹금(소위 ‘유통마진’)이 법률상 또는 가맹계약상 근거가 없는 부당이득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피자헛은 차액가맹금은 법률상 근거가 있기 때문에 수령에 대한 합의가 별도로 필요하지 않았고, 본부와 점주들 사이에서 차액가맹금에 대한 묵시적 합의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어 부당이득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결론은 어땠을까? 이에 대해 1심 법원과 2심 법원 모두 차액가맹금이 가맹사업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가맹금’에 포함된다고 보면서, 차액가맹금을 수령하기 위해서는 가맹본부와 가맹사업자(가맹점주) 사이에 합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즉, 가맹사업법령에서 가맹금의 한 형태로 차액가맹금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차액가맹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점과 실제 차액가맹금을 지급받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는 점은 별개이므로, 차액가맹금을 수령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개정 가맹사업법이 필수품목 관련 사항을 가맹계약서에 포함시키도록 한 취지 역시 차액가맹금이 있는 경우 그에 관한 합의가 가맹계약서의 필수기재 사항임을 명백히 하기 위함이라고도 보았다. 정리하자면, 법원은 피자헛이 점주들로부터 차액가맹금 수령을 정당화하는 근거 또는 피자헛과 점주들 사이의 합의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판결을 살펴보자. 일단 법원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들이 체결한 가맹계약에서 차액가맹금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정보공개서에 차액가맹금이 기재되어 있더라도 그러한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직전 연도에 수취한 차액가맹금의 사후적인 정보에 불과하므로, 개별 가맹사업자와 사이에서 장래 차액가맹금 수령 여부에 관한 합의의 자료로 보기 어렵다고도 판단했다.

나아가, 가맹사업자들에게 차액가맹금 지급에 관한 의사가 있다고 보려면, 적어도 가맹사업자들이 차액가맹금을 알거나 가맹사업자들에게 차액가맹금에 관한 정보가 제공되었어야 한다는 내용도 덧붙여졌다. 즉, 가맹본부와 가맹점주들 간 차액가맹금 지급에 관한 명시적 합의가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라도, 가맹거래를 하면서 원·부재료 공급 시 가맹본부의 마진율 등 마진 구조에 관해 설명하였거나 차액가맹금에 대해 가맹점주가 인지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구체적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묵시적 합의가 인정될 수도 있다고 본 것이다.

결국 “오랜 거래 관행상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는 가맹본부 측 논리는 사법부에 의해 원천적으로 차단당했다. 이제 가맹점주의 분명한 인식이나 동의 없는 차액가맹금 수취는 더 이상 관행이 아닌 법 위반 행위이다. 운송비·관리비 등으로 명목을 바꾸더라도 입증이 부족하면 차액가맹금으로 간주될 것이다.
이번 판결은 단순한 금전 분쟁을 넘어 프랜차이즈 산업의 구조적 투명성 문제를 정면으로 드러낸 결정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 판결을 기점으로 가맹본부는 단기적인 수익 창출보다 법적 리스크 관리와 신뢰 기반 경영 체계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게 됐다.

그렇다면 가맹본부 입장에서 차액가맹금과 관련해 유념해야 할 점들에는 뭐가 있을까? 일단 가맹계약서에 공급가격 산정방식을 명시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가격 공개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마진 구조와 산출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하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만약 이를 기재하지 않거나 불투명하게 처리하면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 정보공개서만으로 면책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하여야 한다. 법원은 정보공개서 제공이 가맹점의 동의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만큼 정보공개서와 계약서 간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법원은 가맹본부의 책임을 우선으로 판단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법원이 관행이나 묵시적 동의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한 만큼, 합법적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사전 고지·서면 동의·가격 공개의 3단계 구조를 구축 및 거쳐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판결은 피자헛에 국한된다고 보지 않는다. 실제로 이미 BHC, 배스킨라빈스, 투썸플레이스, 맘스터치, 버거킹 등 업체 17곳에서 가맹점주 2,500여 명이 차액가맹금 소송에 나선 상태로 그 파급효과가 엄청나다. 다만, 소송이 완전히 끝난 상태는 아니다. 피자헛은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한 상태이다. 피자헛은 ‘유통마진’이 ‘가맹금’으로 잘못 명명되어 일어난 일종의 해프닝이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맹사업법령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산업 관계자들도 정상적인 비용과 이윤까지 숨은 가맹금으로 처리해 반환하게 되면 중소 가맹본부들이 직격탄을 맞고 소비자 역시 피해를 본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쨌거나 본질적으로 프랜차이즈 산업의 가치는 ‘확장’이 아닌 ‘신뢰’에 있다는 점은 모두 동의할 것이다. 앞으로 가맹본부들은 가맹점주들과 계약을 체결할 때 면밀한 검토를 거쳐야 한다. 비용 절감이나 보전을 위한 산정 내역을 점주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뒤 가맹계약서에 분명하게 적시해 분쟁의 소지를 최소화해야 한다. 가맹점주들 역시 계약 체결시 본사로부터 어떤 계약 조건을 들었는지, 정보공개서에 기재된 정보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소개를 받았는지 등에 대하여 명확하게 자료를 남겨야 한다.

양측 모두 소송에 휘말리기 쉬운 만큼 계약서, 정보공개서 검토 및 작성에 변호사의 도움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소송의 당사자가 되어 버리면 너무나 오랫동안 금전적으로, 또 정신적으로도 고통받을 수밖에 없다. 최대한 빠르게 법률적인 자문을 받는 것만이 해결책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더불어 아직 상고심 결과가 나오기 전이지만 그 전이라도 프랜차이즈 산업이 상생하는 길로 나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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