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투자 리딩방 사기 피해자 구제방안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발생한 불법 리딩방 사기는 총 1만 1,473건, 피해액은 9,91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과거에는 ‘고수익 보장’을 미끼로 투자자를 유인한 뒤 비상장 공모주 등 특정 종목 투자를 부추기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아예 가짜 증권앱을 만들어 실제로 투자와 수익이 발생하는 것처럼 꾸미는 등 사기 수법이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

“오늘 수익 정산됐습니다.”
“사채를 내도 이자보다 수익이 더 많아 바로 갚았습니다.”
“지난 번 기회를 놓쳐 후회했습니다. 자금 마련했습니다.”

이처럼 분위기를 조성하는 이른바 ‘바람잡이’들의 말에 피해자들은 점점 더 큰 금액을 투자하게 되고, 교수나 투자 전문가를 사칭하는 인물, 별도의 고객센터까지 운영하는 조직적인 구조를 보면, 이제는 이들에게 속지 않는 것이 더 어려워 보일 정도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모든 재산을 투입한 뒤에야 사기임을 인식하게 된다. 수익금 출금을 요청하는 시점부터는 온갖 이유로 추가 투자 또는 수수료 납부를 요구하며 반환을 지연시키고, 이를 감당한 피해자들은 결국 2차, 3차 피해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이처럼 뒤늦게 사기임을 깨달은 피해자들이 찾아와 가장 절박하게 묻는 질문은 한결같다.
“정말 제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가해자에 대한 법적 처벌도 물론 중요하지만, 피해자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피해금 회복’이다. 그리고 이 회복의 출발점이자, 가장 즉각적인 대응 수단으로 고려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통신사기피해환급법(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상 지급정지 신청이다.

이 법은 전기통신망을 이용한 금융사기 피해자를 신속히 구제하기 위해 마련된 특별법으로, 피해자가 금융회사에 지급정지를 신청하면 관련 계좌의 자금 이동을 즉시 차단할 수 있다. 이후 해당 자금이 사기 피해금임이 확인되면, 일정한 절차를 통해 일부 또는 전액 환급이 가능하다. 특히 자금이 빠져나가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있어 실무상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대응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리딩방 사기의 경우 사정이 복잡하다. 외형상 ‘투자 계약’의 형식을 띠고 있어, 금융기관은 이를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을 가장한 거래”로 해석하여 지급정지의 예외사유로 보아 지급정지를 거절당하는 사례가 반복되어왔다. 실제로는 명백한 기망행위임에도 피해자들이 지급정지를 받지 못하자 피해자들은 이를 우회하여 계좌를 즉각 정지시키기 위해 보이스피싱 피해자인 것처럼 허위 신고를 하여 결과적으로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받는 안타까운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24년 10월 2024도6831 판결에서 “재화나 용역의 제공을 가장했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대가관계가 없다면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시하며 투자금이 수수료나 서비스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 사기를 목적으로 편취된 자금일 경우 지급정지를 할 수 있다는 해석의 길을 열었다. 이 판결 이후 수사기관은 해당 법리를 바탕으로 지급정지 조치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금융기관 역시 점차 지급정지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로 변화하고 있어 리딩방 사기 피해자들에게 있어 가장 신속히 취해야 할 조치가 지급정지라는 점은 분명해졌다.

물론 여전히 일부 금융기관은 여전히 보수적인 해석을 고수하고 있고, 수사기관 역시 해당 판례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기존처럼 지급정지가 불가하다는 전제하에 사건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어, 신청이 거절되는 사례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또한, 지급정지가 이루어졌더라도 이미 송금된 자금이 모두 인출되어 계좌에 잔액이 남아있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럴 때는 금융기관과 수사기관에 적극적으로 위 관련 법 및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여야 하고, 시일이 길어질 경우 민사상 ‘가압류’제도를 적극 활용함과 동시에 반드시 형사고소를 통해 사기범에 대한 처벌을 구하여 추후 합의, 손해배상 등을 통한 다양한 회복 수단을 확보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요약하자면, 리딩방 사기를 당했다고 느낀 그 순간, 주저하지 말고 즉시 지급정지를 신청해야 한다. 그리고 형사·민사 절차를 반드시 병행하여 대응해야 한다. 그 권리를 정확히 알고, 제때 행사하는 것만이 피해자가 자신의 재산을 지키고 되찾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유일한 방법이며, 리딩방 사기는 단순한 투자 실패가 아니라 철저히 기획된 조직적 금융 범죄이기에 피해자는 결코 혼자 싸워야 할 이유가 없다.

지급정지 신청, 형사 고소, 민사 절차 등은 하나하나가 전문적인 판단과 전략이 필요한 분야다. 경험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대응 방향을 정확히 설정하고, 피해 회복 가능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 그것이 지금 피해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선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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