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NEW JEANS와 ADOR, 그리고 ADOR의 예선전 승리

지난 칼럼을 통해 뉴진스와 어도어의 대립 구도에 대하여 알아봤는데, 일단 일차적인 결론이 나왔기에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2025. 1. 6.에 제기된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50부는 2025. 3. 21. 어도어 측의 주장을 모두 수용하는 취지로 전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계약 당사자 상호 간의 신뢰 관계가 깨어지면 연예인은 전속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데, 계약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른 사정에 관하여는 계약 관계의 소멸을 주장하는 사람이 증명할 책임이 있다는 전제하에, 현재까지 제출된 뉴진스 측 주장과 자료만으로는 어도어가 이 사건 전속계약상의 중요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계약 해지 사유가 발생했거나, 상호 간의 신뢰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됐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뉴진스 측의 주장을 중심으로 재판부가 어떠한 판단을 내렸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먼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해임이 매니지먼트 의무 위반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는 어도어의 경영 판단에 관한 것으로서 뉴진스를 위한 프로듀싱 업무와 직접적 관련이 없고, 반드시 민희진 전 대표로 하여금 프로듀싱 업무를 맡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전속계약에 기재돼 있다거나 전속계약을 체결하는 동기 내지 목적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설명했다. 또한, 민 전 대표는 여전히 사내이사로서 프로듀싱 업무에 참여할 수 있었음에도 스스로 사임한 점도 지적했다.

또 어도어가 광고제작사 ‘돌고래유괴단’과의 협력을 파탄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이 사건의 당사자도 아닌 돌고래유괴단과의 사이에 분쟁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어도어가 전속계약상의 중요한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광고주로부터 영상 삭제를 요청받은 데에 따라 어도어 측이 해당 디렉터스컷 영상의 삭제를 요청한 것 또한 돌고래유괴단과의 용역 계약에 따른 정당한 요구로 인정하였다.

한편 아일릿 매니저의 ‘무시해’ 발언 및 아일릿 멤버 3명이 인사를 하지 않고 말과 행동으로 뉴진스를 조롱하였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실제 해당 발언을 들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하니가 같은 날 민 전 대표에게 아일릿 멤버 3명이 하니에게 불편하거나 딱딱하게 인사했다는 취지의 영문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을 고려할 때 인사를 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당시 하이브 CCTV에 아일릿 멤버 3명이 허리 숙여 인사하는 장면이 확인되는 점 등으로 미루어 하니가 인격권을 침해할 정도의 발언을 들었다는 것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 설령 하니가 실제로 위와 같은 발언을 들었다고 하더라도 어도어는 CCTV 영상 확인을 요청·확보하는 등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일릿이 뉴진스를 표절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민 전 대표가 대표 재임 당시에 처음 해당 걸그룹의 콘셉트 복제 논란이 제기됐는데 민 전 대표조차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제출 자료만으로 복제를 소명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또한, 아이돌그룹의 콘셉트는 전속계약에서 정한 상표권·퍼블리시티권·지적재산권 등에 포함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PR 담당자가 뉴진스의 앨범 판매량 수정을 요청한 사안은 주가와 관련된 사실관계를 정정한 것일 뿐 뉴진스에 관한 폄하나 모욕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도 판단했다.
마지막으로 ‘뉴 버리고’ 문구가 포함된 음악산업리포트에 뉴진스의 성공을 위한 제안이 많이 포함된 점에 비춰 보면 위와 같은 문구가 ‘뉴진스를 버리겠다’고 한 취지라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다. 예시로 컴백을 앞둔 뉴진스를 루머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 또한 언급되었다.

이러한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에 뉴진스 측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불복 의사를 밝혔고, 예고한 대로 2025. 3. 21. 가처분 인용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민사집행법 제309조)을 제기했다. 가처분 재판에 관한 규정에 따라 해당 결정을 내린 재판부가 이를 접수해 다시 심리하게 될 텐데, 현실적으로 뉴진스 측의 이의가 받아들여질 확률을 극히 낮다고 보여진다. 실제로 같은 재판부에서 이의신청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점 때문에 재판부가 첫 결정과 모순된 결정을 내리기에는 심적 부담이 크며, 뉴진스 측이 새로운 증거를 제출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필자의 법조인으로서의 경험상으로도 가압류나 가처분 이의신청에서 이의가 받아들여진 경우를 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의신청과 관련된 첫 심문기일이 2025. 4. 9. 진행되었는데, 심문도 15분 만에 종료되는 등 비교적 추가적인 쟁점은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으로 본소인 ‘전속계약 유효 확인의 소’에서 뉴진스 부모 사이에 이견이 있었던 것이 밝혀졌는데, 알려진 바로는 뉴진스 멤버 혜인의 아버지가 전속계약 효력 정지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가 공동으로 친권을 행사하고, 소송과 관련해서도 역시 마찬가지인데, 혜인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자, 어머니가 아버지를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친권 행사 조정소송을 제기했고, 재판부는 청구인인 혜인의 어머니로 하여금 단독으로 친권을 행사하게 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독자들도 친권에 대해서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데, 친권은 양육권과는 다른 개념이다. 친권은 자녀에 관한 포괄적인 권리와 의무를 이르는 것으로 자녀의 보호 교양의 권리, 거소 지정권, 자녀의 인도청구권, 신분행위의 대리권과 같은 신분상 행위, 재산관리권과 같은 재산적 행위에 대한 대리권과 동의권 등이 포함된다. 즉, 친권은 양육권보다 더 포괄적인 개념이고, 양육권은 자녀에 대한 보호나 교양할 권리로 좁게 이해하는 것이 적합하다. 참고로 이혼하는 경우에는 양육자와 친권자를 부모 중 일방 또는 쌍방으로 지정할 수 있고, 양육자와 친권자를 각각 달리 지정할 수도 있다. 양육자와 친권자가 달리 지정된 경우에는 친권의 효력은 양육권을 제외한 부분에만 미치게 되기도 한다.

어쨌든 앞서 이야기하였듯, 친권은 부모가 혼인 중인 때에는 부모가 공동으로 이를 행사하고(민법 제909조 제2항 본문), 가정법원은 부 또는 모가 친권을 남용하여 자녀의 복리를 현저히 해치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자녀, 자녀의 친족,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청구에 의하여 그 친권의 일시 정지를 선고할 수 있다(민법 제924조 제1항). 이러한 규정에 의거하여 혜인의 소송과 관련된 친권 행사자가 지정되었다고 보이며, 이 부분은 법적인 쟁점도 있지만 개인의 가정사에 가까운 문제도 있기에 이 정도만 다루고자 한다.

아무튼 결론은 같다. 필자의 소견으로 뉴진스가 어도어 체제하에서 계속 음악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양 당사자가 너무 멀리 갔다는 생각도 든다. 다음 편은 어느 정도 본소가 진행되어야 작성할 수 있겠지만 필자도 조속히 소송관계가 정리되어 긍정적인 내용의 칼럼을 작성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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